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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타인의 해석] 2/4부 우리는 사람을 믿고 본다.

AK 2022. 2. 20. 08:00
타인의 해석

 

낯선 사람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 1.

진실을 기본값으로 둔 우리


심리학자 팀 러바인은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거짓말하는지 맞추는 실험을 했다. 영상을 통해서 학생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두 명이 한 팀을 이루어 간단한 상식 퀴즈들을 맞히면 상금을 받는 식이 있다. 시험을 보는 방에는 3명이 있는데 한 명의 조교와 두 명의 학생. 한 학생은 짜 놓은 각본 되로 하는 스파이 학생이고, 한 명은 실험 대상인 학생이다. 각본대로 조교는 감독관에게 불려 나가고 스파이 학생은 조교 데스크에 있는 답안지를 보자고 실험 대상인 학생에게 커닝을 유도했다. 전체 실험 대상 중 30%가 커닝을 했다. 시험이 끝난 후 연구진은 그 학생에게 커닝을 혹시 했는지 물어본다. 이 인터뷰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 학생과 거짓을 말하는 학생을 구분할 수 있는지 보았다. 총 44편의 동영상 중 반은 진실, 반은 거짓을 이야기하는 동영상이다. 56%가 거짓말하는 학생을 맞추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눈을 피한다든지, 말을 더듬는다든지 불안해하는 모습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을 텐데 대부분 거짓을 알아차리는 것이 힘들다. 왜 그런 것일까? 팀 러바인은 진실 기본값 이론 Truth-Default Theory를 내세운다.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갖고 있다. 우리의 가정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정직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은 정직하다는 오판에 빠져서 그렇다. 우린 우리 자신도 잘 알지 못하면서 타인을 쉽게 알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쉽게 빠진다. 

TMI
"남이 나를 아는 것보다 내가 남을 더 잘 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없는 그에 관한 통찰을 갖고 있을 수 있다(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는 확신이 있으면, 귀를 기울여야 할 때 이야기를 하고, 또 남들이 자신이 오해를 받거나 부당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표명할 때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지 못하기 쉽다. 똑같은 확신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 사건 해석이나 동기를 알지 못하는 남들로부터 조언받는 것을 꺼릴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남들의 생각이나 감정, 해석이나 동기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그들의 과거 행동에 관해 우리의 견해에 입각해서 그들에게 기꺼이 조언하려고 한다. 실제로 여기서 증명된 편견은 개인 간, 집단 간 갈등에 수반하는 좌절과 분노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유형의 정보 교환, 특히 신중하고 정중한 경청에 장애물을 야기할 수 있다." -Emily Pronin <You Don't Know Me, But I Know You>

우리는 사람을 믿고 본다. 약간의 미심쩍은 행동들로는 의심만 할 뿐 그 믿음이 쉽게 깨지지 않는다. 그러다 의심이 너무 커져 때가 늦었을 때 비로소 믿는 것을 멈춘다. 하지만 믿는 것을 멈추었을 때 보통 너무 늦은 상황이 되어버린다.

 

"당신이 누군가를 믿는 것은 그에 관해 아무런 의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믿음은 의심의 부재가 아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믿는 것은 그에 관한 의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충분한 의심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기가 필요한데 그 계기의 문턱은 진실을 기본값으로 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높다.

 

 

진실을 기본값으로 두는 것은 정말 문제일까?

문제에 답하기에 앞서, 미시간 주립대학의 래리 나사르가 저지른 아동학대 사건을 살펴보자. 미국체조협회 여자 국가대표팀의 전담 의사로 있던 나사르라는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성적 욕구를 어린 환자들을 통해 채웠다. 고발자 수만 무려 수백 명이 넘는 사건이었다. 한 체조선수 어머니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날 어머님은 딸이 치료를 받는 동안 몇 걸음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그리고 발기 같은 걸 곁눈질로 보긴 했어요.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상하네. 참 이상하네. 불쌍한 사람이네.' 의사가 환자를 검사하면서 발기하는 게 무척 이상하다고만 생각한 겁니다. 하지만 그때, 그러니깐 저는 치료실에 앉아 있고 의사는 치료하고 있으면, 그가 좋은 의사이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피해자가 나사르를 고발하기 전까지 그의 이상한 낌새에 대해서 부모나 감독관들이 14번씩이나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신이 진실을 기본값으로 두어서 속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피해자들과 피해자의 부모들은 그를 옹호하며 믿었다. 나사르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증거가 나타난 후, 증거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나서야 그를 지지했던 피해자들과 부모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진실을 기본값으로 두는 것은 우리의 타고난 성향이다. 또한 공동체 사회에 사는 우리는, 특히 권위가 있는 사람을 신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고 있다. 교육 또한 그렇게 받고 자라와서 자연스럽게 권위가 있는 사람을 믿는다. 우리가 타인에게 준 "신뢰가 배신으로 끝나"서 거짓을 기본값으로 둔다면,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한 상태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면 무의미한 사회적 만남만 생겨날 것이다. 

 

"다른 사람에 관해 최선의 가정을 하는 것은 현대사회를 만들어낸 속성이다. 타인을 신뢰하는 우리의 본성이 모독을 당하는 사태는 비극적이다. 하지만 그 대안, 즉 약탈과 기만에 맞서는 방어 수단으로 신뢰를 포기하는 것은 더 나쁘다. 또한 우리는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보통 권위 있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특정 분야에 큰 노력을 한 전문가일 테니 그 분야에 대한 신뢰만 주면 된다. 특정 분야의 일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신뢰만 주자.

 

진실을 기본값으로 둔 우리는 권위 있는 사람을 신뢰한다. 신뢰에는 두 가지 속성이 있는데 안정성을 기반으로 둔 신뢰와 충성을 기반으로 둔 신뢰이다.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판단할 때는 "안정성에 기반을 둔 신뢰도가 높은 사람과 충성에 기반을 둔 신뢰도가 높은 사람을 혼동" -p116 김경일<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하면 안 된다. 


우리가 사람을 신뢰한 할 때 그 사람의 일정한 모습(전문성)을 보고 잘 변하지 않고 나를 배신하지 않고 지지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를 순순히 믿으며 충성하게 된다. 그는 그냥 일을 잘할 뿐이다. 그 사람을 충성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맹목적인 믿음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 인정하자. "가장 쉽게 속는 사람이 누군지 아는가? 모르면서 안다고 거짓말하는 사람, 즉 인정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기억은 의도와 소망에 부합되게 각색되며 그 결과 무수히 많은 것들을 놓치기 때문이다."-바루크 피쇼프

 

낯선 사람을 만날 때 100% 믿지 말고 진실을 기본값으로 두고 있는 우리를 인지하고 상대방과 대면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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